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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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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자는 살림살이가 퍽 궁했다. 어느날 손님 하나가 그의 집에 왔다가 열자의 얼굴에 굶주린 빛이 있는 것을 보고 그 나라 재상에게 가서 이렇게 말했다.
"열자는 매우 도가 높은 선비입니다. 그런 사람이 당신네 나라에서 굶주리며 궁하게 산다는 것은 당신이 선비를 아낄 줄 모른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 말을 듣고 재상은 지체없이 관리를 파견하여 열자에게 좁쌀 얼마를 보냈다.
열자는 심부름 온 사람을 만나보고, 그에게 치하의 말을 했으나, 그 쌀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심부름 온 사람이 물러간 다음에 열자의 아내가 화가 나서 남편에게 대들었다.
"내가 들은 바로는 도가 있는 사람의 처자는 다 편안하게 먹고 산다고 하는데, 지금 당신과 나와 자식들은 다 굶주리고 있습니다. 그런 차에 마침 나라의 정승께서 고맙게도 쌀을 보내 오셨는데, 당신은 그것을 받지 않으시는구려."
열자는 웃으면서 이렇게 아내를 타일렀다.
"그대는 아직도 나를 모르는구려. 그가 남의 말을 듣고 나에게 쌀을 보내 주었는데, 또한 남의 말을 듣고 나를 학대하지 않는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소?"
얼마 안 있어 그 재상은 백성들의 난에 휩쓸려 죽음을 당했다.
- <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