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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달팽이 뿔 위의 전쟁

위혜왕(魏惠王)과 제위왕(齊威王)이 서로 화친을 맺었다가 제위왕이 일방적으로 이를 깨뜨렸다. 격노한 혜왕은 제나라에 자객을 보내어 위왕을 암살코자 하였다. 그러자 여러 대신들 간에는 의견이 갈려서 그래서는 안된다느니 그래야 한다느니 하여 말이 많게 되었다. 그래서 화자(華子)와 혜자(惠子)가 왕에게 대진인(戴晉人)이라는 현자를 천거했다.
대진인은 왕을 만나서 이렇게 물었다.
“대왕께서는 달팽이를 아시겠지요?”
“알고 있소.”
“제가 달팽이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 들려 드리겠습니다. 그 달팽이의 왼쪽 뿔에 촉씨(觸 氏)라는 나라가 있고, 오른쪽 뿔에는 만씨(蠻氏)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 두 나라 사이에는 영토 분쟁이 끊일 날이 없었는데, 한번은 보름동안 큰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그 격전에서 쌍방은 모두 전사자를 수만 명이나 내고서야 싸움을 그쳤답니다.”
왕이 웃었다.
“농담도 이만저만이 아니구료.”
그러나 대진인은 엄숙했다.
“결코 농담이 아닙니다. 그 증명을 해드릴 터이니 대왕께서는 답변해 보십시오. 대왕께서는 이 우주에 끝이 있다고 보십니까?”
“끝이 없을 거요.”
“그러면 끝이 없는 그 무궁한 우주에서 노니는 사람이 이 땅위의 나라들을 내려다 본다면 거의 있거나 말거나 한 작은 거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을 듯하오.”
“바로 그러한 나라들 중에 위나라가 있고, 위나라 속에 양(梁)이라는 도읍이 있으며, 그 도읍 안에 왕이 계십니다. 인정하십니까?”
“인정하오.”
“그렇다면 대왕과 촉씨 만씨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단 말입니까?”
왕은 대답하지 못했다.
이윽고 대진인이 물러가고 왕이 넋을 잃은 듯이 앉아 있는데 혜자가 들어왔다.
왕이 말했다.
“그는 정말 큰 인물이었소. 성인도 그를 미치지 못하리다.”
혜자가 대답했다.
“피리를 불면 높은 소리가 울려 퍼지지만 칼자루 구멍을 불면 그냥 휙! 하는 입김 소리가 날 뿐입니다. 요(堯) 순(舜) 같은 분들에 대한 사람들의 칭찬이라 할지라도 저 대진인에게는 이 휙! 하는 소리로밖에는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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