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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달팽이 뿔 위의 전쟁
200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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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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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인은 왕을 만나서 이렇게 물었다.
“대왕께서는 달팽이를 아시겠지요?”
“알고 있소.”
“제가 달팽이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 들려 드리겠습니다. 그 달팽이의 왼쪽 뿔에 촉씨(觸 氏)라는 나라가 있고, 오른쪽 뿔에는 만씨(蠻氏)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 두 나라 사이에는 영토 분쟁이 끊일 날이 없었는데, 한번은 보름동안 큰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그 격전에서 쌍방은 모두 전사자를 수만 명이나 내고서야 싸움을 그쳤답니다.”
왕이 웃었다.
“농담도 이만저만이 아니구료.”
그러나 대진인은 엄숙했다.
“결코 농담이 아닙니다. 그 증명을 해드릴 터이니 대왕께서는 답변해 보십시오. 대왕께서는 이 우주에 끝이 있다고 보십니까?”
“끝이 없을 거요.”
“그러면 끝이 없는 그 무궁한 우주에서 노니는 사람이 이 땅위의 나라들을 내려다 본다면 거의 있거나 말거나 한 작은 거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을 듯하오.”
“바로 그러한 나라들 중에 위나라가 있고, 위나라 속에 양(梁)이라는 도읍이 있으며, 그 도읍 안에 왕이 계십니다. 인정하십니까?”
“인정하오.”
“그렇다면 대왕과 촉씨 만씨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단 말입니까?”
왕은 대답하지 못했다.
이윽고 대진인이 물러가고 왕이 넋을 잃은 듯이 앉아 있는데 혜자가 들어왔다.
왕이 말했다.
“그는 정말 큰 인물이었소. 성인도 그를 미치지 못하리다.”
혜자가 대답했다.
“피리를 불면 높은 소리가 울려 퍼지지만 칼자루 구멍을 불면 그냥 휙! 하는 입김 소리가 날 뿐입니다. 요(堯) 순(舜) 같은 분들에 대한 사람들의 칭찬이라 할지라도 저 대진인에게는 이 휙! 하는 소리로밖에는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 ‘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