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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씨(氏)와 씨(종자)

소년 변영로(시인, 1898 ~ 1961)가 종로를 지나는데 누가 뒤에서 ‘변정상 씨! 변정상 씨!’하고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변정상이란 자기 부친의 함자였는지라, 변영로는 누가 자기의 아버지를 부르는지 궁금하여 뒤를 돌아다보았다. 변정상 씨를 부르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월남(月南) 이상재(李商在, 정치가, 종교가, 1850 ~ 1927) 선생이었다.
아직은 어렸으나 남달리 영특했던 변영로 소년은 항의했다.
“선생님, 그건 너무하십니다. 저를 부르시려면 부르실 일이지 왜 저의 부친 함자를 대로에서 함부로 부르시는 겁니까?”
선생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네 아버지를 부른 게 아니라 너를 부른 거다. 이놈! 네가 변정상의 씨(종자)가 아니면 뭐란 말이냐?”
어안이 벙벙해진 것은 변정상 씨(氏)가 아닌 변정상 씨(변영로)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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