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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자신을 양으로 안 사자

무척 오래된 옛 이야기가 있다.

암사자 한 마리가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으로 건너뛰다가 그만 새끼 한 마리를 낳았다.  새끼는 언덕 아래 양떼 사이에 떨어졌고, 양떼 틈에서 자랐다.  새끼 사자는 자신이 양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알 길이 없었던 것이다.  그 새끼 사자는 동물의 역사에서 유일한 채식주의 사자가 되었다.

새끼 사자는 순수한 채식주의자로서 풀만 먹었지만 다른 양들보다 점점 더 크게 자랐고, 생김새도 달랐다.  그러나 양들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양들은 그가 위험한 사자라는 것을 몰랐다.  아주 어린 새끼 때부터 같이 살았으니까.  양들은 모두 그와 친구가 되었다.  어떤 양은 엄마 역할을 했고, 어떤 양은 아빠처럼 그를 돌봐주었다.  두려움이란 전혀 없었다.  양들은 단지 이런 생각을 했다.

"사자처럼 생긴 양이라.  얼마나 보기 드문 양인가!  이건 자연의 실수가 틀림없다."

양들은 자기들 틈에 이렇게 뛰어난 양이 있는 것에 아주 흐뭇해 했다.  수많은 양떼가 움직일 때 그는 특히 돋보였다.

그런 어느 날 늙은 사자 한 마리가 그곳을 지나다가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늙은 사자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양떼 사이에 아무 거리낌없이 사자가 걷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늙은 사자를 본 순간 양떼는 부리나케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 틈에 섞여 있던 젊은 사자도 도망치기 시작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을 양으로 믿고 있었으니까.

늙은 사자는 도망치는 양떼를 쫓아갔다.  그리고 일단 젊은 사자를 붙잡았다.  젊은 사자는 공포에 질려 벌벌 떨었다.

늙은 사자가 말했다.

"이 멍청한 놈 같으니라구!  너는 벌벌 떨고 질질 짜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있구나.  양떼 틈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다니!  여기엔 필경 네가 모르는 어떤 까닭이 있을 것이다.  나는 너에게 진실을 깨우쳐 줄 때까지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나와 함께 가자!"

늙은 사자는 그를 호숫가로 끌고 갔다.  호수는 마침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했다.  늙은 사자는 그를 물가로 데리고 갔다.

"자, 물 속을 봐라!  네 얼굴과 내 얼굴을 잘 보란 말이다."

물 속을 들여다 보는 순간, 젊은 사자는 자신도 모르게 포효했다.  사자답게.  그 울음소리는 노력에 의해 나온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사자라는 것을 아는 순간 저절로 터져나온 것이었다.

그 울음소리는 먼 산에까지 메아리쳤다.

늙은 사자가 말했다.

"내 일은 끝났다.  이젠 네가 누구인지 알겠느냐?"

젊은 사자가 감사하며 말했다.

"친절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저는 평생을 양떼와 함께 몰려다니면서 풀이나 뜯어먹고 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늘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 했겠지요.  당신은 저를 새로 태어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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