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of Challenge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종이배
2024-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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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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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쇼 라즈니쉬가 그의 고향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은 1970년이었다.
그때 마침 라즈니쉬와 매우 애정어린 관계를 맺어 왔던 그의 선생님 한 분이 죽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라즈니쉬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그분의 집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분의 아들이 문 앞에서 라즈니쉬를 보고 말했다.
"제발 아버지를 방해하지 마십시오. 아버진 지금 죽음의 문턱에 서 계십니다. 아버진 당신을 사랑하고 기억해 오셨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등장이 아버지한테서 모든 위안을 빼앗아 갈 거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아버진 이제 죽음의 순간을 맞고 계시니 제발 그 같은 일은 말아 주십시오."
라즈니쉬는 말했다.
"죽음의 순간이 아니라면 나도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요. 기꺼이 당신의 말을 따를 것이오. 그러나 지금은 그분을 만나야 하오. 그분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모든 거짓과 위로를 떨쳐버린다면 그분의 죽음은 지나온 삶보다도 훨씬 더 큰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오."
라즈니쉬는 아들을 옆으로 밀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죽음을 맞고 있던 선생님이 눈을 뜨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자네를 기억해 왔고 동시에 두려움을 느꼈네. 자네가 여기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죽기 전에 한 번 더 만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지. 그러나 동시에 자네를 만나면 위험할 거라는 두려움도 있었네."
라즈니쉬는 말했다.
"저와의 만남은 확실히 위험합니다. 저는 제때에 잘 온 것입니다. 저는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선생님의 모든 위안거리를 빼앗고자 합니다. 만일 선생님께서 참으로 순진무구한 상태로 죽을 수 있다면 그 죽음은 엄청난 가치를 지니게 될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내려 놓으십시오. 그것들은 모두 남들한테서 빌려온 것들입니다. 선생님의 신도 내려 놓으십시오. 그것은 단지 신념일 뿐 그 이상 아무 것도 아닙니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관념들도 모두 버리십시오. 그 관념들은 선생님의 탐욕과 공포에서 비롯된 것일 뿐입니다. 선생님은 평생 동안 이런 것들에 집착해 왔습니다. 최소한 죽기 전만이라도 용기를 내십시오. 이제는 아무 것도 잃을 게 없지 않습니까."
선생님은 듣고 있었고, 라즈니쉬는 계속해서 말했다.
"죽어가는 사람은 아무 것도 잃을 게 없습니다. 죽음이 모든 걸 산산조각낼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걸 떨쳐버리고 순진무구하게, 경이감과 탐구열로 가득 차서 죽는 게 더 낫습니다. 죽음은 삶에 있어서 최후의 경험이니까요. 죽음은 삶의 최고점, 극치입니다."
선생님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평생 동안 신을 숭배해 왔네. 하지만 나는 그것이 가설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네. 나는 한 번도 직접 신을 경험한 적이 없어. 하늘을 우러러 기도해 왔지만 그에 대한 응답은 한 번도 없었네. 그 기도에 응답할 존재가 없다는 것을 나는 안다네. 그러나 기도는 내 삶의 고통과 불안에 커다란 위안이 되었었네. 절망적인 상태에 놓인 사람이 그밖에 뭘 할 수 있겠는가?"
라즈니쉬는 말했다.
"이제 선생님은 더 이상 절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불안이나 고통 따위는 이제 문제될 게 없습니다. 그것들은 삶에 속하는 것입니다. 지금 그 삶이 선생님의 손에서 빠져나가고 있고, 선생님이 이곳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불과 몇 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자, 용기를 내십시오! 겁쟁이처럼 움추리지 마십시오.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하십시오!"
선생님이 눈을 감으며 말했다.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네."
그 자리에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그들은 라즈니쉬에게 화가 나 있었다. 그들은 정통 브라만 계급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늙은 선생님이 라즈니쉬의 말에 순순히 따르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라즈니쉬에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선생님이 눈을 감은 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살아 있을 때 자네의 말을 듣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네. 하지만 지금 내 마음은 무척 가볍네. 나는 두렵지 않아. 호기심까지 생기네. 죽음의 신비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선생님은 죽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